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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즈 대신 눈으로 저장팔라완 시티 베이워크 야시장

“낚시꾼들은 잡았던 물고기의 대부분은 기억하지 못하지만 바라보았던 계곡과 호수, 바다는 잊지 않는다”

비록 낚시에는 문외한이지만, 개인적으로 지금껏 들었던 낚시 관련 이야기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이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여행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이젠 여행에 있어 필수품이 되어 버린 디지털 카메라. 그런데 보고도 믿기 힘든 아름다움을 간직하려 셔터를 바삐 눌러대며 렌즈 속으로 바라본 풍경은 잘 기억이 나질 않는다. 반면, 여유를 갖고 눈으로 음미하며 담아올 경우 잔상으로 남아 오랫동안 머문다. 때문에 나름의 여행 철학은 가능하면 기사를 위한 촬영 말고는 렌즈가 아닌 눈으로 순간을 만끽하는 것이다. 물론 말처럼 쉽지 않아, 나도 모르는 새 셔터를 누르고 있지만.

“발자국 말고 남기지 말라, 기억 말고 가져가지 말라”

‘필리핀이 숨겨놓은 마지막 지상낙원’이라 불리리는 팔라완의 푸에르토 프린세사 지하강투어 막바지. 오디오가이드에 나왔던 멘트다.

인간이 들어갈 수 있는 지하강(Underground River) 중 세계에서 가장 긴 강이자 신 7대 불가사의 재단(New7Wonders)에서 ‘세계 28대 자연 명소’로 선정한 바 있는 푸에르토 프린세사 지하강(Puerto Princesa Underground River)은 시내로부터 북서쪽 80km으로 떨어진 세인트 폴(St. Paul)산 아래를 8.2km 정도 유유히 흐르다 남중국해로 이어진다.

노를 젓는 사공과 함께 칠흑 같은 어둠 속으로 들어가 석순과 종유석으로 이뤄진 기괴한 모습의 암석 사이에서 억겁의 시간을 느껴 볼 수 있다.

푸에르토 프린세사 지하강 투어를 떠나기 전날 밤. 팔라완의 또 다른 명물로 꼽히는 반딧불이 투어를 앞두고 찾은 선착장 인근 시티 베이워크 야시장. 잠깐의 틈을 이용해 야시장을 구경해 보니, 악어고기부터 필리핀식 곤계란 발룻까지. 신기한 음식들과 마주하게 됐다.

그 중에서 바구니 모양의 갓을 씌운 노란 텅스텐 조명 아래. 그 모습조차 생소한 물고기들을 팔고 있는 주민들의 모습이 눈에 띈다. 혹시 몰라 카메라를 꺼내니 활짝 웃으며 포즈까지. 딱 한 장만 찍고, 한동안 멈춰 장사하는 모습을 바라봤다.

맹그로브 숲에 매달려 크리스마스 트리처럼 반짝거리는 반딧불이도 인상적이지만. 개인적으로 밤늦은 시간까지 관광객들을 기다리며 일함에도, 잃지 않던 그들의 미소가 더 오랫동안 남아있다.

신동민 기자  sdm@ktnb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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