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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술에 심술, 비상구석 판매 본말전도안전은 뒷전, 항공사 이득과 편의 우선?

최근 제주항공을 수차례 이용한 L씨는 어이없는 일을 연달아 겪었다.

웃돈까지 내고 미리 공항에서 예약한 비상구 좌석에 이미 다른 탑승객이 앉아 있던 것. 이에 L씨가 자신의 티켓을 보이며 “자리가 맞는지 확인해 달라”는 말에 해당 탑승객은 오히려 승무원들에게 “누가 이 좌석을 팔라고 했냐?”고 윽박질렀다. 그 탑승객은 제주항공 관계자였다.

한참 실랑이를 벌이다 이륙시간이 임박해서야 자신의 좌석에 앉을 수 있었던 L씨는 “고객들에게 유료로 판매한 비상구 좌석에 항공사 관계자가 앉아있던 상황 자체가 납득이 안 간다. ‘갑질’을 할거면 굳이 왜 비상구 자리를 판매했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L씨는 그 다음 인천~해구 전세기 취항편에서도 같은 일을 겪었다.

또한 L씨는 지난 19일 중국 출장을 위해 제주항공 홈페이지를 통해 비상구 자리를 구매하려고 했으나, 1-2열 자리를 제외하고 15-16열의 12석 자리는 예약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그런 한편 L씨의 일행은 인천공항 수속카운터에서 16D 좌석을 배정받았으며, L씨가 겪은 것처럼 항공 조종사가 미리 착석해 있는 일이 발생했다. 다른 일행 중 한명은 추가요금 없이 15열 비상구 자리를 배정받는 등 혼선을 빚었다.

화물도 마찬가지. 제주항공은 L씨는 도심공항터미널에서 화물 23kg을 초과해 추가요금을 징수했지만 다른 일행은 화물이 15kg 초과됐음에도 요금을 청구하지 않는 이중적 태도를 보였다.

L씨는 “비상구 좌석 온라인 예약서비스가 안돼 3열자리를 추가요금가로 예약한 승객이 있는가 하면, 공항에서 추가요금 없이 자리를 배정받은 승객도 있다. 또한 초과 화물에 대한 요금도 받고·안 받고 하는 이유를 알 수 없다”며 “앞으로 제주항공을 절대로 이용치 않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제주항공 관계자는 “해남도 노선의 경우, 주 2회 운항으로 귀항편 조종사와 승무원을 우선으로 15-16열 비상구 자리를 배정하고 있어서 유료판매가 안된다”고 설명했다.

다른 이코노미석에 비해 상대적으로 넓은 레그룸(Legroom) 공간과 옆 사람에게 방해를 주지 않고 상시 편안하게 움직일 수 있는 비상구 좌석은 ‘이코노미석의 명당’으로 불린다. 특히 FSC에 비해 상대적으로 좌석간격이 좁은 LCC의 경우 더욱 그렇다.

사고 발생 시 인명구조에 중요한 역할을 책임지게 되는 비상구 좌석(Exit seat)은 비상 상황 발생 시 승무원의 지시에 따라 비상구로 다른 탑승객들의 이동을 도울 수 있는 ▲15세 이상 건강한 상태 ▲승무원과의 의사소통이 원활 ▲비상구 개폐가 가능한 신체조건 등의 조건으로 우선순위를 결정한다.

문제는 비상구 좌석의 인기가 높아짐에 따라 거의 모든 LCC들이  유료 판매를 한다는 점이다. 고객들 입장에서도 비용을 좀 더 지불하고 넓고 편한 좌석을 이용하길 원하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 국제선 여객은 내국인 해외여행 수요증가와 LCC 공급석 확대(28.8%) 등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6% 성장한 4223만 명을 기록했다.

항공사별로는 국적 FSC 국제여객 운송량은 1685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7% 증가한 반면, LCC의 경우 1223만 명으로 31.3% 증가했다. 국적사 분담률은 68.8%(대형 39.8%, 저비용 29%)를 기록했다.

이에 한 외항사 관계자는 “애초에 비상구 좌석은 아무나 앉을 수 없기 때문에 인터넷으로 항공권을 예약하더라도 선택이 불가하고, 공항 티케팅과정에서 역할 수행 여부에 대한 항공사의 판단으로 지정됐다”며 “그런데 거의 모든 LCC가 비상구 좌석 유료화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고, 최근 출장 당시 LCC 비상구에 노부부가 앉아 있는 모습을 봤는데, 비상 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물론 수익도 중요하지만 안전을 담보로 챙기는 상황은 바람직하지 않다. 갈수록 비상구 좌석의 의미가 퇴색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전했다.

이고은 기자  lke@ktnb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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