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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숙인 당신 “초면이라 어색했다”각종 행사에서 스마트폰만 만지작

업무 외 어색함으로 어쩔 수 없이

유대관계 쌓을 수 있는 좋은 기회

업그레이드 된 소식을 전하기 위해 모처럼 방한한 현지 담당자 A씨는 설명회 후 이어진 식사시간에 당혹스러운 경험을 했다. 라운드 테이블에 동석한 한국 여행업 관계자들이 약속이나 한 것처럼 일제히 고개를 숙이고 있었기 때문. 한손에는 포크를, 다른 한손에는 스마트폰이 쥐어져 있었다.

명함을 주고받으며 간단한 눈인사만 나눈터라, 식사를 하며 대화하길 원했던 A씨는 “먼저 말을 걸어도 스마트폰에서 아주 잠깐 시선을 돌려 짧게 대답하고, 다시 액정화면만 주시했다. 건성인 것 같아 살짝 서운하기도 했다. 애써 회피하는 것 같기도 하다. 결국 어색한 분위기 속에 밥만 먹었다. 도움이 될 만한 새로운 뉴스가 있었는데 아쉽다”며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다음번에는 눈을 보고 이야기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하나의 습관이 되어버린 스마트폰 사용이 때론 유대관계를 쌓을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방해하고 있기도 하다.

최근 37개국 4만448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우리나라의 스마트폰 사용 비율이 단연 최고라는 결과가 나온 바 있다. 스마트폰을 보유한 성인 비율에서 우리나라는 94%를 기록, 1위를 차지했다. 인터넷 침투율 역시 96%로 단연 세계 최고였다. 전국의 성인 320명을 대상으로 한 또 다른 설문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스마트폰 사용으로 건강 이상은 물론 인간관계에 마찰이 생겼다”는 이들이 대다수였다.

그렇다보니 양손의 엄지를 제외한 나머지 여덟 개 손가락으로 스마트폰을 받치고, 엄지 두 개로만 화면의 버튼을 누르는 이들을 지칭하는 ‘엄지족’이란 신조어까지 등장하기도. 요즘에는 이를 넘어서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며 길을 걷는 사람들’을 뜻하는 ‘스몸비족’까지 등장했다. 이는 스마트폰(smart phone)과 좀비(zombie)의 합성어다.

분기별로 행사를 진행하는 국내 여행업 관계자는 “상호교류를 위해 멀리서 초대한 현지 담당자들이 뻘쭘하게 앉아 있는 경우를 종종 마주하게 된다. 그리고 주변을 보면 스마트폰에만 몰두하고 있는 상황이 종종 연출된다. 서로 시간을 허비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취재 차 이야기를 나눠본 여행업 관계자들은 비단 스마트폰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의견을 내놨다.

A여행사 직원은 “바쁜 업무를 실시간으로 체크해야 할 때도 있지만, 설명회 등에서 외국인 담당자를 만나면 초면이라 어색한데 딱히 할 말도 떠오르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스마트폰을 이용한다. 멀뚱히 앉아있는 것이 오히려 더 민망하다. 무엇보다 주위의 시선도 있고, 솔직히 영어로 유창하게 대화할 자신도 없다”고 귀띔했다.

Y여행사 팀장은 “개인적으로 낯가림이 심한 편이지만 그래도 행사장에서 누군가 만나게 되면 가능한 먼저 말을 걸려고 노력한다. 물론 영어발음은 좋지 않지만,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현지 담당자 역시 별로 신경쓰지 않는 것 같다. 그리고 최대한 알아들으려고 귀를 기울여주는 것 같다”며 “한번은 해외출장에서 현지 담당자를 만났는데, 무척 반가워했던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신동민 기자  sdm@ktnb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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