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性적 농담이 업계 내력?

2017년 10월 미국에서 처음 시작된 해시태그 운동의 일환인 ‘미투 운동’은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퍼져나갔고, 한국에서도 크게 이목을 끌었다. 스스로 당해 온 불합리했던 사건들을 당당하게 밝히는 이 운동은 “힘들어도 참는 게 이기는 것이다”라는 사상이 강하게 뿌리 내려있던 국가들에서 더 큰 반향을 일으켰다.

미투 운동이라는 파도는 여행업계도 순차적으로 덮쳐왔고, 적지 않은 사람들이 만행에 대한 대가를 치렀다. A여행사의 B팀장의 만행이 찍힌 비디오가 여행업계에 돌게 된 것이 여행업계 미투운동의 시발점이라고 볼 수 있다. 이후 B팀장은 약간의 징계를 받고 다시 여행사로 복직했다. 여행사에서 없어서는 안 될 인재라는 이유였다. 한 여행사를 이끌던 대표도 직원을 성추행한 대가로 ‘정직 4개월’을 받았고, 한동안 이 사건은 여행업계의 뜨거운 감자였다.

가해자는 복직하고, 피해자는 일을 그만둔다. 이해하기 어렵지만 여행업계에서는 이러한 순환이 자연스럽다. 피해자는 힘없는 사원이 많고, 가해자는 임원이 많은 까닭일까. 그래서인지 일련의 사건이 반복돼도 여행업계 전반에 거친 ‘성(性)에 대한 경량화’는 여전하다.

술자리 혹은 팸투어에서 적지 않은 사람들이 경량화된 성의식 때문에 피해를 입는다. 여성에 국한된 일이 아니다. 남성 임원이 많은 자리에 여성 직원들이 참여를 꺼리듯, 여성 임원이 많은 자리에 남성 직원들도 참여를 꺼린다. 대학을 졸업하고 곧바로 여행사에 취직한 C사원은 처음 참여한 팸투어에서 끈적한 시선과 함께 자신의 손을 쓰다듬는 여행사대표에게 머쓱한 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회사에 돌아와 푸념도 해봤지만 “남자가 뭐 그런 일로”라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대표님도 5년 전에 이런 일 있었잖아요. 조심해야겠어요?”라며 서로에게 농담을 던지는 임원들의 모습을 보며 여행업계 성의식의 현주소를 보는 듯 했다. 여행업계가 빠르게 발전하는 만큼 의식적인 성장은 필요가 아닌 필수요소이다.

강태구 기자  ktk@ktnb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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