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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길 수 없는 블랙컨슈머와의 전쟁

어느 여행사를 가도, 누구를 만나도 ‘블랙컨슈머’에 대한 이야기는 마르지 않는 샘과 같다. 평소 말을 아끼던 A대리도, 업계에 불만이 없다던 B사원도 컴플레인이라는 마법의 단어 앞에 한숨이 반 정도 섞인 이야기를 잔뜩 내려놓았다.

여행사의 규모와 부서의 종류에 상관없이 항의 전화를 직원들의 전의를 잃게 만든다. 타당한 항의도 있지만 대부분은 비판보다는 비난에 초점이 맞춰져있다는 게 문제이다. 여행을 다녀오면 꼭 여행사에 들려 멱살잡이는 하는 고객이 있는가 하면, 여행상품에 대한 텍스 리펀이라도 받으려는지 불만사항을 PPT로 준비해오는 고객도 있다. N포털에는 각 여행사별로 항의하는 법과 보상 받는 법을 수시로 교환하는 카페까지 존재할 정도.

이에 C여행사 CS팀장은 “업계에서 블랙컨슈머로 유명한 고객들이 몇 명 있다. 하지만 여행사 입장에서는 개인의 예약을 취소할 수 없어 그저 지켜볼 뿐이다” 며 ”얼마 전 예약자 목록에서 멱살 잡기로 유명한 고객의 이름을 발견했을 땐 대책회의까지 열렸다. 다행히 단순 변심으로 예약을 취소하긴 했지만 지금도 그때만 생각하면 아찔하다“고 심정을 토로했다.

블랙컨슈머들로부터 시작된 카페도 큰 문제이다. 최초에 지급한 보상의 소문이 퍼지며 여행상품을 이용하는 고객들 중 동일한 보상을 요구하는 경우가 늘었다는 것. 여행사 입장에서는 사례를 근거로 드는 고객들에게 비슷한 보상을 할 수밖에 없는 처지이다.

보상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홈페이지에 적히는 악의적인 글이 여행사에 끼치는 영향을 생각하면 울며 겨자 먹기로 보상을 내어줄 수밖에 없다. 돈으로 해결할 수 있으면 차라리 낫다는 의견도 있을 정도. 고객들을 모아줬던 인지도가 오히려 독이 돼 돌아온 셈이다.

하지만 나날이 영리해지는 블랙컨슈머들에게 발을 맞추기에는 여행사 측에서는 인원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99명의 선플보다 1명의 악플이 더 영향력을 가지는 시대에 여행사는 결코 이길 수 없는 상대를 대상으로 전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D여행사 대표는 “말이 통하는 고객들과는 이야기를 나누지만 그렇지 않은 고객의 경우 가능한 절차만 밟고 전화를 끊으라고 교육한다. 작은 여행사라 이런 대처가 가능하다고 하는데, 만약 규모가 커짐에 따라 직원들이 스트레스를 감수해야한다면 그런 성장이 과연 필요할까 의문이 든다”고 전했다.

강태구 기자  ktk@ktnb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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