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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교동여가] 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팔라완 성모수태 대성당 앞 농구장

“농구는 신장이 아닌, 심장으로 하는 것이다”

NBA 팬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말이다. 이 말의 주인공은 183cm의 농구선수로써 작은 키로 2m가 훌쩍 넘는 장신 선수들을 사이를 휘젓고 다니며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NBA 리그를 지배했던 앨런 아이버슨이다. 디 앤써(The Answer)라는 닉 네임으로도 유명한 그는 NBA 역사상 최고의 득점기계로 평가받고 있다. 득점왕 4회, 정규리그 MVP 1회 등을 수상한 바 있으며 2016년 명예의 전당에도 이름을 올렸다.

필리핀 팔라완 성모수태 대성당(Immaculate Conception Cathedral) 앞. 페인트가 거의 다 벗겨져 애당초 뭐가 그려져 있었는지 가늠하기조차 힘든 거친 콘크리트 바닥 위. 맨발의 아이들이 삼삼오오 모여, 농구경기를 하고 있었다. 바람이 빠져 제대로 튕겨지지도 않는 농구공을 닮은 고무공으로. 있는 힘껏 슛을 던지면 우르르 몰려다녔다.

그런데 아이들 모두 맨발이었다. 닳고 닳아 곧 끊어질 것 같아 보이는 총천연색 슬리퍼를 벗어던진 채. 맨발에도 아랑곳 않고 웃음소리 역시 끊이지 않게 들리며 어찌나 신나게 놀던지. 역시나 좋아하는 일은 즐겁기 마련이다.

흔히 사람들은 ‘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 중 잘하는 것을 하라고 권한다. 그래야만 경쟁의 무대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것에 대한 열정은 누구 못지않지만 실력이 형편없다면 남들의 비웃음을 살수도 있다. 그런데 늘 경쟁이라는 강박관념에 갇히고, 타인의 시선 때문에 잘하는 것만 하다보면 당사자는 행복을 느낄까?

난 아이에게 ‘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이 있다면, 좋아하는 것을 선택하라고 말하고 싶다. 물론 말처럼 쉽지 않겠지만 행복한 마음을 바탕으로 열정을 더해 노력한다면, 좋아하는 것이 잘하는 것이 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팔라완 성모수태 대성당 앞에서 맨발로 농구하던 아이들처럼 해맑게 웃길 바란다.

부르스 바튼의 말이 떠오른다.

‘만약 당신의 자녀에게 오직 단 하나의 재능만을 줄 수가 있다면 열정을 주어라’

신동민 기자  sdm@ktnb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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