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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브로 잠식, ‘빅 블러’(big blur : 빅데이터 등의 발달로 모호해진 산업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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上 득 보단 실이 큰 제휴 ‘딜레마’

下 카드보다 현금이 비싼 ‘아이러니’

“행여 나중에 여행 대신 카드 영업도 하는 거 아닌지...”

카드사와 제휴 프로모션을 기획 중인 G여행사 대리의 자조 섞인 푸념이다. 카드사와의 제휴는 이미 여행업계에 일반화된, 필수불가결한 요소가 돼버렸다. 카드 수수료 혹은 판매 수수료 발생으로 수익성에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음에도, 신용카드로 결제하는 고객이 대다수이다 보니 여행사 입장에서는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제휴를 유지하고 있는 셈. 현금으로 최대한 유도해서 수수료를 줄이고자 하지만,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고객들은 카드사에 따라 움직이고 있으며, 이는 곧 상품을 구매하는 고객들이 여행사가 아닌 카드사 측의 충성고객이 됐음을 방증한다.

특히 우리나라의 신용카드 사용률은 GDP 민간소비지출에서 한국과 비슷한 수준의 타국가와 비교해도 굉장히 높은 편이다. 타국가의 신용카드 사용률이 2~30%인 반면, 우리나라 국민 약 70%가 신용카드를 사용하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 개인 신용카드 사용액 또한 460.5조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5년 대비 20.3%, 2016년 대비 10.9% 증가한 수치다. 여행상품도 마찬가지.

한 여행업 관계자는 “양측(카드사와 여행사)이 연 단위로 맺는 수수료 체계는 제각각이고, 상황에 따라 셈법도 달라진다. 패키지의 경우 카드사의 추가 모객을 통한 지상비 조정으로 그나마 팀 전체 수익이 올라갈 수도 있지만, 허니문과 자유여행에는 적용되지 않으니 손해일 뿐”라고 의견을 전했다.

초창기 고객 확보를 위해 단순히 특정 카드사만 이용해도 할인을 받을 수 있었지만, 제휴의 범위가 넓어지고 할인율이 통일됨에 따라 더 많은 연회비를 납부하고, 일정금액 이상을 사용해야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이를 바탕으로 일각에서는 향후 충성고객을 바탕으로 카드사가 여행업계를 통제하지 않을까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올해 상반기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던 ‘PCI DSS(신용카드 정보보안 표준)’도 ‘정보보안 체계강화’를 위해 비자, 마스터카드, JCB,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디스커버리 5개의 글로벌 카드사의 요청으로 추진된 정책으로, 여행업계 전반에 걸친 영향을 끼친 바 있다.

이에 C여행사 대표는 “당장의 판매증대를 목적으로 무작정 카드사에 기대다보면 어느 순간 여행업계 전체가 카드사에 잠식돼 버릴 수도 있다. 현재 카드사들도 상호경쟁관계에 있다 보니 일방적인 갑질의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이미 은연 중에 이뤄지고 있는 제휴카드 영업은 미래에 있을 촌극의 예고편이 아닐까 걱정”이라며 “무료로 시작해 빅데이터를 활용해 배차 확률이 높은 택시를 선별해 유료 서비스 제공을 시작한 메신저 앱의 사례를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고 의견을 전했다.

강태구 기자  ktk@ktnb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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