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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안 팔고 말지…

일본으로 혼자 여행을 떠난 적이 있었다. 한번은 수차례의 검열(?)을 거친 검색을 통해 이름난 ‘맛집’을 찾아갔지만, 정말 직원 빼고는 전부 한국인들이 테이블을 차지하고 있었다. 여기가 명동인지 일본인지 의문이 들더라. 관광지들도 마찬가지였다.

방송에 한번 뜨면 기존 여행사는 정말 힘들어진다고 한다. 최근 러시아 전문 여행사 A대표는 블라디보스토크를 포기하고 다른 지역으로 답사를 다녀왔다고. 쉽사리 이해 할 수 없는 아이러니한 대목이다. 방송 한번 해보겠다고 수천만원, 많게는 억소리 나는 비용을 지불하며 방송을 하는데, 도대체 왜?

최근 업계에서 가장 핫한 곳을 꼽으라면 블라디보스토크를 들 수 있다. 올해 수많은 항공석이 공급되며, FIT를 중심으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공항은 물론, 주요 관광지마다 한국어로 된 안내판이 생겼을 뿐만아니라, 인터넷에 블라디보스토크만 쳐도 수많은 추천 일정과 맛집이 소개된다. SNS에는 전부 같아 보이는 사진들이 줄지어 나열된다.

A대표는 블라디보스토크는 자유여행으로 가기에는 그다지 볼거리가 많은 곳이 아니라며, 이처럼 자유여행을 중심으로 한 극단적 쏠림현상은 오히려 ‘자유’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여행일정을 한정시킨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SNS에 소개된 맛집에 대해서도 “러시아만 수십년을 했지만, 한국 사람만 바글바글한 그 ‘맛집’이 도대체 왜 맛집인지를 전혀 모르겠다”며 고개를 저었다.

이유인즉슨, 방송으로 인해 FIT가 크게 늘어나게 되면 블로그나 SNS를 통해 해당 지역에 대한 일정이 오히려 강제되기 때문에 ‘전문 여행사’란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뻔한 상품이 될 수 밖에 없다고. 손님들은 블로그나 SNS에 올라온 명소나 맛집을 꼭 방문해야 한다는 입장이고, 해당 일정을 넣지 않으면 상품판매가 힘들다는 것이다.

게다가 너도나도 뛰어들어 같은 상품을 찍어내다 쥐도새도 모르게 본업으로 돌아가는 여행사들도 크게 한몫하고 있다고 본다. 이러한 문제가 비단 오늘내일의 문제만은 아니지만, 이렇게 한번 망가진 시장 분위기는 다시 회복되기가 매우 힘들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 않은가. ‘여행사’로서 최소한의 자존심은 지킬 필요가 있어 보인다.

민다엽 기자  mdy@ktnb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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