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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같이 팔(8)벌려, 응원해 8주년

‘밥 잘 사주는’ 누나가 있었다.

아침, 점심, 저녁 가리지 않았다. 약속을 잡기도 했지만, 우연히 만나게 되더라도. 참 셀 수 없이 많이도 얻어먹었다. 덤으로 술까지. 1차는 기본이고 2차, 3차까지 책임져줬다. 하지만 밥 잘 사주던 그 누나가 지극히 주관적인 내 관점에서는 예뻐 보이지 않았다.

물론 ‘예쁜 누나’도 있었다. 비단 나뿐만 아니라 주변 다수의 이들이 사귀고 싶어 했을 만큼. 그런데 그 예쁜 누나는 어찌나 바쁜지 밥 한번 먹기 힘들었다. 밥 한번 먹자고 대기하는 선배, 동기, 후배들이 줄을 섰다.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를 만나기란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신동민 기자 sdm@ktnbm.co.kr

 

그러던 내가 내년이면 사십. 흔히 말하는 불혹(不惑). 즉, 세상일에 정신을 빼앗겨 판단을 흐리는 일이 없는 나이. 그런데 아직까지 갈팡질팡이다. 한주한주 마감과 씨름하는 직장생활은 더 말할 것도 없다. 한국관광신문 8주년 특집호를 준비하면서도 마찬가지. 더구나 한해한해 나이를 먹어가며 소위 말해 ‘꼰대’는 되기 싫은데, 이 또한 쉽지 않다.

특종도 캐내고, 글도 잘 쓰고 싶다. 윗사람에게 바른 소리를 하고, 힘들어하는 직원들의 고충도 먼저 알아서 다 해결해주고 싶다. 그리고 개개인의 장점을 찾아내 더욱 더 빛나는 기사를 만들어주고, 희망을 떠올리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무엇보다 절대로 “우리 땐 말야. 나는 그렇게 안했는데”라는 말은 하고 싶지 않다. 다 알고 있지만.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를 만나는 것과 같이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그렇다. 가족 같은 분위기, 수평적인 관계, 금전적 성취까지. 모든 면에서 흡족한 100점 만점의 유토피아적인 ‘꿈의 직장’을 원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유토피아(Utopia)가 ‘현실적으로는 아무데도 존재하지 않는 이상의 나라’를 뜻하는 것처럼. 오히려 현대 사회의 부정적인 측면들이 극대화되어 나타나는 어두운 미래상인 디스토피아(Dystopia)에 더 가까울 수도.

이럴 때 일수록 서로가 서로를 더 이해하려 노력하고 ‘팔벌려’ 보듬어주고, 응원해 줄 필요가 있다. 모자라면 모자란 대로, 넘치면 넘치는 대로. 영 마땅치 않더라도.

한국관광신문 8주년 특집호 테마를 ‘팔벌려’로 잡은 까닭이다. 촘촘한 인간관계로 얽혀있는 여행업계이기에.

2018년 상반기. 가장 심취했던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OST 중 한곡인 레이첼 야마가타의 ‘Something In The Rain’이 있다. 빨간 우산 아래 두 남녀가 서로를 향한 마음을 키워나갈 때 등장하는 노래다. 아직까지도 가장 자주 듣는 곡이기도.

문득 퇴근길 북적거리는 지하철 안에서 읽었던, 주간지의 삽화와 글귀 하나가 떠오른다. ‘우산’이란 제목을 단.

『빗속을 걷다보면 우산 크기만 한 넓이의 편안함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게 된다. 최소한의 공간. 최소한의 편안. 우리에게 필요한건 그렇게 큰 게 아니다 -감정이입(感情移入) 중』

신동민 기자  sdm@ktnb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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