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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지 않으면, 미치지 못한다 ‘不狂不及’2018년 무술년(戊年戌) ‘불광불급’ 신년호

불광불급(不狂不及), ‘미치지 않으면 미치지 못한다’는 뜻이다. 즉, 어떤 일에 있어 미친 사람처럼 그 일에 매진해야 목표를 이룰 수 있다는 말이다. 여기서 미칠 광(狂)은 임금 왕(王)에 개 견(犬)변이 합쳐서 만들어진 글자다. 무엇엔가 미친 듯이 몰입하지 않고서, 그저 남들이 하는 만큼 해서는 어떤 일이든 제대로 이룰 수 없다. 하지만 철저한 준비와 노력 없이 푸념하고 쉽게 포기하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2018년 무술년(戊年戌), ‘개의 해’를 맞아 여행업계에서도 ‘불광불급’의 마음으로 새로운 도전에 임해 보길 기대한다.

유난히 추운 겨울의 어느 날. 실로 오랜만에 동네 도서관을 찾았다. 그리고 우연히 하나의 책과 마주하게 됐다. 2004년 출판된 정민 저자의 ‘미쳐야 미친다’이다. 이리저리 재지 않고, 절망 속에서도 노력이라는 일관한 삶의 태도를 보여주는 조선시대 지식인들의 마니아적 성향을 탐색한 글이었다. 이 책을 관통하는 키워드가 바로 ‘미쳐야 미친다(不狂不及)’이다. 특히 4년의 세월이 걸리지 않고도 ‘백이전’을 무려 1억1만3000번(지금의 숫자로 11만번) 읽었다는 ‘독서광’ 김득신의 이야기가 기억에 남았다. 하루에 100번 읽는다고 가정하면 한해동안 3만6000번, 3년으로 계산하면 10만8000번이다.

‘한유의 문장과 사마천의 사기를 천 번 읽고 나서, 금년에 겨우 진사과에 합격할 수 있었네’

김득신이 지은 시에 나오는 구절은 세월이 흘러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여행정보 범람의 시대. 여행사들의 입지는 갈수록 비좁아지고 있다. 여기에는 축적된 노하우를 제공하는 여행사 입장에서 가장 기본이 되어야 하는 전문성 함양의 실패도 한몫하고 있다. 인터넷에 떠도는 방대한 정보만큼 소비자의 권한이 강화됨으로써, 여행사 업무패턴이 점점 수동적으로 변함에 따라 전문성을 갖춘 직원들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상황을 반영하듯 미국의 한 구인·구직 정보업체가 선정한 10대 몰락 직종에 ‘여행사 직원’이 포함된 바 있는 것이 씁쓸한 현실이다. 취재를 다니다 보면 “인터넷 발전 속도에 비례해 여행사의 역할은 줄어들 것”이라는 국내 업계 관계자들의 우려도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다. 그렇다보니 업계 내부에서는 여행자는 매해 증가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도 늘 “힘들다”는 위기의 목소리가 반복되고 있다.

더불어 잦은 야근, 적은 월급 그리고 ‘자신의 감정과는 상관없이 항상 밝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감정노동까지. 여행업계 관계자들이 겪는 애환도 상당하다. 다만 ‘무형의 자산’을 제공하는 직업인 여행업계에서 전문성 결여는 치명적이라는 점. 그렇다보니 ‘여행업무 취급 수수료’ 문제는 언감생심이다.

지난해 멕시코 출장에서 만난, 핫한 지역에서 벗어난 맞춤형 신 상품기획을 위해 현지답사를 왔다는, 20년 경력 미국 애틀랜타의 한 여행사 대표는 궁금증으로 가득한 얼굴로 고개를 갸우뚱하며 내게 반문했다.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 그럼 같은 전문직인 의사나 변호사도 상담 받은 후에도 비용을 지불하지 않냐?”고.

늦었다 생각하지 말자. 시작했으면 끝을 보자는 다짐으로 노력해야 성취를 이룰 수 있다. 미쳐야, 미치는 것이다. 2018년 무술년(戊年戌), 개의 해. 비록 힘들지라도 올해만큼은 제대로 한번 미쳐보면 어떨까?

한국관광신문의 ‘불광불급’ 신년호를 시작해 본다.

신동민 기자  sdm@ktnb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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