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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마을에서 홀로 깨어날 때스위스 인터라켄의 호텔 테라스

“세상에서 가장 기분 좋은 기분 중 하나는 낯선 마을에서 홀로 깨어날 때다”

탐험가 프레야 스타크의 말이다. 2017년 한해가 또 저물어 간다. 올해 해외취재를 다니며 가장 기억에 남는 아침을 꼽자면, 비취색 툰(Thun)호수와 브리엔츠(Brienz)호수 사이 그리고 ‘유럽의 지붕’이라 불리는 융프라우와 아이거, 묀히 등 일명 알프스의 3대 봉우리가 감싸고 있는 ‘인터라켄’에서다. 여기서 인터라켄(Interlaken)은 ‘호수의 사이’라는 뜻이라고.

1805년 처음 시작된 스위스 최대의 민속 축제인 ‘운수푸넨 페스티벌’을 취재하던 지난 9월 3일, 이틀 내내 비가 내리던 인터라켄 여정의 마지막 날 아침. 호텔 창문을 열고 테라스로 나가니 패러글라이딩을 즐기는 여행자들이 매우 근접한 거리까지 다가와서 “굿모닝”을 힘차게 외치며 손을 흔든다.

문득 2년 전 이맘때쯤 알프스 3대 북벽 중 하나로 꼽히는 아이거(Eiger)봉 노스페이스 2000m 지점에 매달려 있던 때가 떠올랐다. 당시 뒤로 쏠린 몸무게로 인해 팽팽하게 당겨진 자일에 매달린 채 고개를 돌려 바라본 풍경은 ‘떨림’ 그 자체였다. 그리고 ‘다리가 떨릴 때 떠나지 말고, 가슴이 떨릴 때 여행을 가라’는 말이 틀리지 않음을 다시금 느꼈다. 그리고 그때도 옆으로 패러글라이딩 중인 여행자들의 외침이 메아리가 되어 귓가에 맴돌았었는데.

운수푸넨 페스티벌의 하이라이트인 퍼레이드를 취재하기 위해 호텔문을 나서며 12년 후에 다시 열리는 이 축제에 중학생이 되어 있을 아이와 함께 온다면 어떤 기분일지 궁금해졌다.

참고로 정치적인 문제와 세계대전으로 100년 가까이 중단되기도 하며, 올해로 10회째인 운수푸넨 페스티벌에서는 진한 치즈향으로 가득한 공간에서 전통의상 쇼와 전통놀이인 알프혼(Alphorn) 불기와 요들송 그리고 춤, 알파인 레슬링 등 다양한 볼거리가 펼쳐진다. 최대 무게만 무려 83.5㎏에 달하는 거대한 돌을 머리 위로 올린 다음, 도움닫기 후 모래 위로 멀리 던지는 경기까지 더해져 마치 한편의 영화를 보는 듯 하다.

개인적으로 또 하나 인상적인 장면은 스위스 전통의상인 남성용 레더호젠(Lederhosen)과 여성용 드린딜(Drindl)을 입고, 한손에는 인터라켄 로컬 맥주인 루겐 브로이를, 또 다른 한손에는 숯불에 구운 소시지를 들고 활짝 미소짓는 젊은이들이었다. 무슨 이야기를 그토록 즐겁게 하는지 알아들을 순 없었지만.

다만 시험과 스펙에 매몰되기보다는, 여유를 갖고 조금만 더 멀리 보면서 도전하기 바란다. 여행은 그 과정에서 도움이 될 것이다. 물론 세상 물정 모르는 소리로 들릴 수도 있겠지만.

신동민 기자  sdm@ktnb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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