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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팔친구를 찾아 떠난 세계일주오렌지빛 프라하를 함께 한 펜팔

“만약 누군가 나에게 유럽에서 어느 나라, 어느 도시가 가장 좋았냐?”고 물어본다면 “체코 프라하”라고 말 할 것이다. 작은 크기의 도시에서 두 발로 걸어다니며 구경할 수 있는 범위내에 관광지가 옹기종기 모여있는 프라하의 시가지는 유럽의 정취를 느끼기에 너무 좋은 도시였다. 가을로 접어들던 10월 프라하의 거리는 노란 빛으로 물든 단풍이 거리를 뒤덮고 있었다. 프라하 펜팔친구 알리스를 프라하의 외곽에 위치한 비셰흐라드 역에서 만나기로 했다.

외교학을 전공하며 프라하 찰스 대학교에서 한글 공부를 하고 있던 알리스를 만나 프라하 시가지 구경을 하며 단풍 구경을 즐겼다. 시간이 흘러 어두운 밤이 되자 프라하 시내 곳곳에는 오렌지빛 가로등이 켜졌고 빛을 받은 단풍을 아름다운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한적한 프라하의 거리에서 오렌지빛을 느끼며 걸어 다니는 정취를 장기 여행으로 지친 내 마음의 쓸쓸함에 알 수 없는 행복감과 신비감을 주었다.

여행은 풍경, 사람, 음식이라고 했던가.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인 것 같다. 전세계 곳곳에 있던 펜팔친구들 덕분에 그 도시는 그 친구와의 추억으로 기억되곤 하는데 프라하도 프라하 펜팔친구 알리스 덕분에 오렌지빛으로 기억되고 있다.

이처럼 오렌지빛으로 물든 프라하의 밤거리를 알리스와 함께 걸어 다닐 때, 알리스는 상당히 능숙한 한국말로 가이드를 자처하며 프라하 시내를 구경시켜 주었다. 프라하에는 한국인 관광객이 많아 지나가며 한국인들을 많이 보았는데 나와함께 한국말을 하며 걸어가는 알리스를 보고 한국 관광객들이 신기하게 쳐다보았다. 그도 그럴 것이 알리스가 자신의 한국어 실력을 뽐내고 싶어 한국노래를 부르며 돌아다녔다. 알리스가 부른 노래는 다름아닌 ‘곰세마리’였다.

프라하 시가지의 건물들은 겉보기에는 어떤 건물인지 알기 힘들다. 우리나라처럼 모두 새 빌딩으로 지어져 있는 것도 아니고 간판이 걸려있는 것도 아니어서 겉보기에는 용도를 알기 힘든 건물들이 많은데 프라하 구시가지 광장에서 탄약고로 가는 길 오른편에 있는 건물은 찰스 대학교로 알리스가 한국어를 공부하고 있는 대학교라고했다. 자주 지나다니며 보던 건물이 알고보니 대학교라니 신기했다.

자신의 학교를 구경시켜 주겠다고 들어간 찰스 대학교 늦은 시각이었지만 한국어 수업 교실에는 많은 학생들이 남아 한국 영화 동아리 모임을 하고 있었다. 마침 학생들이 보기로 했던 한국 영화는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놈’이었다. 장기여행 중 체코 친구들 사이에서 한국어로 편안하게 영화를 감상하다니 기분이 이상했다.

빔 프로젝트에서 영화가 나오기 시작했고 사람들은 집중해서 영화를 보기 시작했다. 나도 영화에 집중해서 보다가 영화가 끝나고 주변을 보니 마치 ‘여긴 어디? 나는 누구?’와 같은 기분이 들었다. 방금까지는 한국말로 된 영화 속에 있었는데 다시 체코 사람들로 둘러 쌓인 학교 교실에서 여행자라는 현실 속으로 들어와 버린 느낌이었다.

영화를 보고 밖으로 나와 찰스대학교 2캠퍼스로 이동을 하는데 저 멀리 프라하 성이 보였다. 이런 낭만적인 도시에서 학교를 다닌다는 것은 어떤 기분일까? 그런데 나의 마음과는 다르게 알리스는 드라마 속에 보이는 한국에서의 학교 생활에 동경을 하고 있었다. 서로 지구 반대편의 모습을 꿈꾸는 사람들 지구 반대편에 가면 그곳의 현실이 있다는데 프라하의 현실은 너무 낭만적으로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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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민 기자  sdm@ktnb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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