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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힘들다’를 거꾸로 읽으면터키 파묵칼레

‘집 떠나면 고생’이라는 그 유명한 말도 있듯, 여행을 뜻하는 ‘travel’의 어원은 ‘역경’을 뜻하는 라틴어 ‘travail’에서 왔다고 한다. 생각해보니 관련 정보나 교통이 없던 시절에는 여행이 무척 힘들 수 있었겠다.

터키 이스탄불에서 앞뒤 좌석 간격이 무척이나 비좁은 심야버스를 타고 12시간 남짓 달려 도착한 파묵칼레(Pamukkale)까지의 여정은 우리를 무척이나 지치게 만들었다. 게다가 우연히 이곳의 경우 버스 안에서 신발을 벗으면 결례라는 얘기를 들었던 터라 발끝부터 허리를 타고 정수리까지 온몸으로 전해지는 답답함과 뻐근함은 극에 달했다.

더욱 무겁게만 느껴지는 배낭을 메고 터덜터덜 도착한 파묵칼레의 숙소에 짐을 풀고, 온통 하얀 석회층으로 뒤덮인 파묵칼레를 상징하는 온천지대로 향했다. 참고로 터키 남부 데니즐리주에 자리해 있으며 1988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파묵칼레는 터키어로 파무크(면,綿)의 칼레(성,城)이란 뜻으로 흰색을 띄는 종유석으로 뒤덮인 석회층에서 분출되는 온천수가 햇빛을 받아 푸른색을 띄는 풍경이 어우러져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로마시대부터 지금까지 터키에서도 손꼽히는 대표적 휴양지로, 클레오파트라도 온천을 했다고.

더불어 석회층 끝자락에는 한때 엄청난 영화를 누렸지만 14세기 대지진으로 폐허가 되며 자취를 감춘 고대도시 히에라폴리스(Hierapolis)의 흔적을 따라 걸어 볼 수도 있다. 특히 절반쯤 남아 있는 원형경기장에 앉아 바라본 모습이 단연 압권이다.

히에라폴리스까지 둘러보고 내려오는 길에 오묘한 푸른빛이 감도는 온천수에 발을 담그니 장거리 이동에 따른 피로도 어느새 사라져 버렸다. 주변을 둘러보니 이름도, 나이도, 국적도 알지 못하지만 지금 이 순간을 함께 공유하고 있는 전 세계 여행자들의 해맑은 표정이 눈에 들어왔다.

문득 101일간 신혼여행을 계획하며 고민하던 우리 부부에게 생각을 바꿔 보라며 누군가 내게 해줬던 말이 떠오른다. ‘역경’을 거꾸로 읽으면 ‘경력’이 된다고. 그러고 보니 파묵칼레를 비롯해 101일간 13개국을 다녔던 신혼여행 이야기를 책으로 엮어 지금 여행기자로 활동하고 있으니 맞는 말 같다. 흔히 인생을 여행에 비유한다. 돌발변수로 인해 생각처럼 되지 않는 여행과 마찬가지로 인생에서도 힘든 상황이 찾아오기 마련이다. 이럴 때 생각을 바꿔보면 어떨까? ‘내 힘들다’를 거꾸로 말하면 ‘다들힘 내’인 것처럼.

신동민 기자  sdm@ktnb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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